작문은 어려움이다. 항상 이 타자기 앞에 내가 서는 것을 두렵게 만드니까. 내가 무언가 뱉어내지 못했을 때의 곤란함을 만들어내니까.
그러나, 비 오는 날의 센치한 무언가가 나를 여기로 이끌어서 글을 쓰게 만들고 있다. 아마도 비닐 우산 아래, 환하게 웃던 그대의 그 모습 때문이리라,
짧은 머리를 하고 나타나, 학생 아닌 척 하던–물론 그대는 직장인이다만, 그대의 모습은 왠지 어린아이의 천진함을 감추고 있었다.
창 밖의 빗소리가, 그간 나의 저작–졸문도 저작이라면–의 게으름을 탓한다.
나의 한 자 한 자 적음은 모두 습작이다.
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거의 모두 연습이다. 인생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아니, 인생을 걷는 중이다. 실수와 실패가 없는 인생은,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범재이므로, 나는 평범하므로 선험이 아닌 경험에서 모든 것을 배울 것이다.
이것이 나의 의욕이며 열정이다.
그, 기원은 너의 사랑이다. 고맙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저 모든 빗줄기, 저 모든 달 빛, 저 모든 찬 바람의 기원으로부터.
– T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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