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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래, 내가 알던 것이라곤 좁은 나의 세상 그것 뿐이었고.그 뒤로는, 갈등하는 내 모습 뿐이었다. 고맙다고도원망한다고도 할 수 없었음에, 답보하였다. 더보기
이를테면 너 혹은 햇빛이 생각나는 오후 이를테면 너 혹은 햇빛이 생각나는 오후 지나친 생각은 몸에 해롭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은 잘도 흘러 어느덧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이 되었고, 힘찬 음악에도 문득 한걸음씩 늦추는 일이 많았다. 가을이 지나쳐 간 탓이다. 두 번이나 숙고하고 골랐음에도, 이 카페의 드립 커피는 커피의 맛 자체를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가게에서 일하는 바리스타 탓은 아닌 것이 그는 라떼 같은 다른 재료가 더 들어가야만하는 음료에 있어서는 수준급인데 왜인지, 커피를 내리는 실력은 형편이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이 커피를 시키는 이유는 이 가게에서 가장 쌉쌀하기에, 생각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 가을 내내 여기 머물면서 한 일이라고는 쓴 커피 한 잔에, 노트북을 열고 무슨 글을 써야하나 망설이다가 결국은 코드.. 더보기
낙담 ​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기운이 들었을 때는 저녁이었다. 지난 밤 두통약을 먹고 겨우 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뭔가 얕게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는 것으로 보아서는 새벽녘에야 잠에 든 모양이다. 그나마 자고 일어나니 두통은 머리에서 가신 것 같은데 여전히 기분은 좋지 않았다. 어둠 속에 갇힌 듯 일은 답답하기만 했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놓치고 있는 것이 하나로 시작해 여럿으로 번져나가는 탓에 마치 장막에 갇힌 듯, 옥죄이는 느낌도 나를 괴롭혔다. 어딘가 기댄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고 그나마 이야기를 털어 둘 곳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일종의 소극적임과 낙담들은 자꾸만 나의 자리를 좁혀갔고 나 스스로를 등지게 하였다. -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알약을 한 알 더 .. 더보기